우주 저 너머에는 두 개의 행성이 있다. 하나는 우주의 모든 법칙은 수학에 의해 돌아간다고 믿고, 새로운 수학의 법칙을 만들고 가르치는 매쓰피아 행성이고, 나머지 하나는 수학을 끔찍이도 싫어하는 안티매쓰 행성이다. 매쓰피아 행성은 수학의 법칙을 만들고 다른 행성에게 전해 우주의 수학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안티매쓰 행성은 그것을 매우 싫어했다. 두 행성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진 않아 평소에도 자주 논쟁이 일어났었다. 그 주변 다른 행성들은 이러다 전쟁이라도 날까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안티매쓰 행성의 수마왕이 매쓰피아 행성을 침략했다. 매쓰피아 행성의 주민들은 저항했으나, 수마왕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수마왕 쪽이 이기고 수마왕은 마력으로 매쓰피아 행성에 존재하는 모든 수학을 자신의 상자에 봉인했다. 그리고 매쓰피아 행성 사람이 만에 하나 그 상자를 훔쳐갈 것을 대비해 그 상자까지 가는 경로를 수학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아주 어려운 문제들로 막아놔 버렸다. 그 이후로 매쓰피아 행성에는 수학이 사라져 버렸다. 그 결과, 매쓰피아 행성은 원시적으로 변하고, 수학을 전해 준 매쓰피아 행성이 원시적으로 되니 덩달아 주변 행성들도 원시적으로 변해 버렸다.
그런데, 그 날 수마왕이 매쓰피아 행성의 모든 수학을 봉인시켜 버린 건 아니었다. 수마왕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딱 한 사람의 수학을 놓치고 갔다. 그의 이름은 매씨, 그의 부모는 당시 5살밖에 안 됐던 매씨를 지키기 위해 수마왕에 저항하다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수마왕이 매씨는 발견하지 못하고 놓친 것이다. 그리고 그 실수가 훗날 매쓰피아 행성의 큰 희망이 되었다.
당시 매씨는 5살밖에 안 됐지만 부모가 수학자여서 그런지 머리가 좋았다. 그래서 그 날 이후, 유일하게 남은 자신의 수학을 주변 사람들에게만이라도 전파했다. 그리고 매씨가 20살이 되던 해, 매씨를 포함한 마을 주민들은 비밀리에 주변 동굴에 모였다.
“15년 전, 그 날 이전만 하더라도 우리 행성은 참 좋은 곳이었죠.”
“그러게나 말이다. 그나마 매씨의 부모가 매씨를 지켜줘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어쩔 뻔했어.”
“이제 더 늦출 수 없어요. 한시라도 빨리 수마왕에게 저항하고 우리 행성의 수학을 찾아와야 합니다.”
“하지만 수마왕이 수학을 없애면서 당연히 수학을 이용한 기계들도 같이 없앴잖아. 그 안에는 물론 우주선도 있을 거고. 그래서 애초에 어떻게 안티매쓰 행성까지 가?”
“거의 모든 기계가 다 사라진 거 맞지.”
“‘거의 모든’이요?”
“그렇지. 사실 그 날 수마왕이 매씨 너 말고도 놓친 게 하나 더 있었지.”
“예?”
“너는 기억이 안 나겠지만 그 자리에는 순간이동을 연구하던 나의 아버지도 있었다. 아버 지는 훗날 반드시 쓸 일이 있을 거라며 연구 중이던 순간이동기를 그 동굴에 같이 놓고 갔다. 수마왕이 매씨 너를 놓쳤는데 그 순간이동기를 놓치지 않았을 리가 없지. 즉 수마왕은 너만 놓친 게 아니라 그 동굴 안에 있었던 것은 모두 놓친 거야. 그 순간이동기를 이용해 안티매쓰 행성에 가서 상자의 봉인을 해재해 전 우주에 수학을 다시 널리 퍼뜨리는 거지.”
“아니 이장님, 그런 중요한 얘기를 왜 지금 하십니까?”
“사실 나도 이 기계를 사용할지 말지 아주 고민했단다. 그 순간이동기엔 암호가 걸려 있고, 암호를 잘못 입력했을 시, 안티매쓰 행성이 아닌 태양으로 가게 되 타 버리게 된다.”
“그러면 비밀결사대를 조직해 수마왕에 목숨을 걸어서라도 저항할 사람을 모집하는 게 어떨까요?”
“좋다.”
이로써 매쓰피아 행성에는 비밀결사대가 조직되었다. 하지만 그 순간이동기를 사용하는 것마저 난제다. 보안을 위해서긴 하지만 매쓰피아 행성의 수학으로 그것은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세 시간이 흘렀을 때, 비밀결사대 중 한 명인 매씨네 마을 이장이 문제를 풀고 순간이동기를 작동시켰다. 어떻게 하면 이 암호를 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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