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A-T-E-T-H-E-M-A-T-H-E-M-A-T-I-C-S-.'. I hate the mathematics? 안티매쓰 행성 놈들에게 딱 어울리는 답이군."
문제를 푼 매씨는 그대로 경로를 그렸다. 잠시 후, '덜커덩'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그런데 그냥 이렇게 계속 관문만 통과해서 수마왕의 상자만 열면 되는 걸까요?"
"그러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죠. 하지만, 제가 봤을 때 수마왕이 단순히 그렇게 계속 관문만 설치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최악의 경우, 애초에 그 상자가 여기 없었다면..."
"아,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요! 말이 씨가 된다니깐."
그렇게 동굴 속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고, 비밀결사대는 계속 걸었다. 잠시 후, 두 번째 관문이 나왔다. 그런데 한 가지 터무니없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이 아래 6글자와 함께 기회는 한 번뿐이라는 경고 메시지만 달랑 적혀 있는 것이었다.
모두들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었다. 한참 후, 어딘가 문제가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한 매씨가 동굴 벽 구석구석을 찾아보았으나 헛수고였다. 그런데, 가만히 '암호를 대시오'라는 문장을 응시하고 있던 총무가 암호를 말했다.
"I hate the mathematics."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무도 말릴 수 없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암호가 정확히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에엥??? 총무님 어떻게 아셨어요???"
"그냥 첫 번째 관문의 답이 그거였고, 안티매쓰 행성에 가장 어울리는 답이고, 무엇보다 문제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생각해 봤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기회가 한 번뿐인 신중해야 할 상황에서 회의도 해 보지 않고 그걸 말했다는 건 좀 이상했다. 어찌어찌 통과하긴 했지만 역시 모두들 그 정도면 원래 답을 알고 있었던 거 아니냐, 수마왕과 적이 아니라 친구 아니냐면서 총무를 의심했고, 매씨가 간신히 말렸다. 두 번째 관문 바로 뒤에는 오른쪽으로 꺾인 코너가 있었다. 그 코너를 돌자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코너 뒤에는... 15년 전 전쟁 때 납치되거나 죽은 당시 수학자들의 시체들이 있었다.
“아니... 수마왕, 이 잔인한...”
매씨 역시 넋을 잃고 있다가 문득 15년 전 수마왕에 저항하다 돌아가신 엄마와 아빠 생각이 나서 그 시체들 중 자신의 엄마와 아빠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매씨가 겨우 5살 때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워낙 충격적인 일이라 매씨의 머릿속에 그 기억은 선명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시체들 사이에서 매씨의 엄마와 아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어... 엄마... 아빠...”
매씨는 그 한 마디를 내뱉고 엄마와 아빠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 넋을 잃고 있기는 매씨 외에 모두들 마찬가지여서 나머지 사람들은 그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서 무언가를 본 총무가 말했다.
“매씨, 네 아빠 옷 주머니 속에 이상한 종이가 있는데?”
그 말을 들은 매씨는 울음을 멈추고 아빠의 옷 주머니를 보았다. 그리고 옷 주머니 속에 있던 종이를 꺼냈다. 납치되고 힘든 도중에 쓰셨는지 글씨가 삐뚤빼뚤했다. 15년이나 지났긴 했지만 희미하게나마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편지를 다 읽은 매씨는 다시 한 번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내 울음을 멈추고 그 편지를 비밀결사대 회원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내 알키 장군이 매씨에게 물었다.
"그런데 너희 어머니와 아버지, 원래 이렇게 맞춤법을 이렇게 틀리게 쓰시니?"
"저도 그게 이상해서 편지를 보여준 거예요. 대체 뭘까요?"
잠시 후, 매씨네 마을 이장이 소리쳤다.
"그래! 너희 엄마와 아빠가 매씨 너에게 보내는 암호 같은 게 숨겨져 있을 거야!"
"암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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