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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소설] 발자국
PF_ 2022.06.26 05:32 조회 176

2022.06.11~2022.06.25

 

플레이퓨처의 새로운 미스터리 판타지!

 

14일간에 노력 끝에 완성!

 

 

 

 

 

---------------------------------------------소설--------------------------------------------

 

Word 버전- 클릭하여 보기! (총 20쪽, 글자수 7915자, 단어 수 2356개)

 

폴리매스-------------------------------

 

 

 

 

 

 

 

 

 

 

 

발자국

 

 

 

 

 

 

 

 

또 똑같다.

학교를 나와 집으로 갈 때면 나랑 가장 가까이 붙어있는 것.

아무도 없지만, 내 옆에 찍히는 제 2의 발자국이였다.

 

왜 이렇게 됐는지는 나도 모른다.

 

지금은 2037년. 이젠 몸 뿐 아니라 감정까지 자유롭게 바꾸는 수술이 생겨났다. 나는 그 수술에 첫 번째 실험자였다. 잘못되어도 조금 무기력해지는 게 다이므로, 그냥 용기를 갖고 첫 번째로 그걸 하는게 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결과는 성공적이였다. 용기와 지혜, 다정함과 상냥함. 이런 긍정적인 감정이 더 많아지고 슬픔, 우울함, 절망, 포기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들었다.

 

그 일이 벌써 1년 전이다.

 

나는 요즘 그 발자국 생각 때문에, 생활도 잘 안 되는 것 같다.

먼저, 눈의 띄게 차이가 난 건 성적이다.

그 발자국 생각만 하느라 공부시간에 설명을 못 듣고, 내용도 잘 몰랐다. 그 결과, 성적이 그렇게 내려갔다.

그리고, 혼자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아졌다.

 

그 생각만 하느라 친구랑 같이 시간을 보내면 오히려 친구가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화를 내 그냥 만나지 않는 것 보다 더 멀이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잠이 잘 안 왔다.

그것도 역시 그 생각만 하고 있으니, 잠이 안 온 것이다.

아침,점심,저녁,밤,봄,여름,가을,겨울,학교,집.

그 생각을 안 할 때가 없다.

 

그리고 생각을 할 때, 다른 생각도 물론 떠오르지만 이런 생각이 제일 많이 떠오른다. 이게 왜 이렇게 되는지 알려줄 사람이 없을까?

 

왜냐하면, 이것만 있어도 다른 생각을 다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밤 마다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제발 제발……

 

야, 김동호. 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

내 친구, 태양이였다.

 

그냥. 요즘은 그렇게 있는 게 좋아.

 

야. 비밀 같은 거 있는 거 다 알아.

그 말에 내 팔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마치 태양이가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였다.

 

어떻게 알았어?

 

그야 감으로. 근데 진짜 있을 줄은 몰랐네.

괜찮아! 안 놀리고 다른 애한테도 안 말할게.

 

물론 나는 태양이가 다른 친구들한테 비밀을 절대로 안 말한다는건 알고 있다. 하지만 제일 걱정되는 건 태양이가 내 비밀을 듣고 나를 보고 미쳤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래도 그냥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래. 사실 나…”

거기까지만 말 했는데, 목구멍이 콱 막힌 것 같았다. 말이 안 나왔다.

왜? 괜찮아. 넌 나를 알잖아. 내가 그렇게 못 믿음직스러운거야?

 

아니야. 그냥…”

그 다음에, 나는 핑계를 머릿속으로 열심히 생각 중이였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입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말실수하면 끝장이다.

 

태양이는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비교적 똑똑한 친구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될 때가 있다.

 

너무 친구들의 감정을 잘 알아서, 눈치없게 대사가 입력된 것 처럼 끊임없이 그 친구한테 말을 쏟아낸다.

 

결국, 그 친구는 그냥 아. 아니야…” 라고 말하고 간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내뱉은 말이였다. 여기서 어설프게 핑계를 대면 오히려 뭔가 수상하다며 끝까지 말 하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태양이가 그냥 가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했다.

 

아. 잠시만. 내 정신이! 나한테 비밀 같은건 없는데, 다른 말로 오해하고 잘못 말 했나봐. 아, 하하하. 미안해.

 

내뱉고 보니 정말 최악이였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이젠 그냥 간절히 태양이가 무시해 주길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순간에, 태양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아. 그래. 일단 지금은 건너뛸게. 나도 바빠서. 그럼 이만!

 

보통 친구가 이렇게 말한다면 내가 안심했겠지만, 태양이 같은 경우는 다르다.

 

태양이의 대화 법칙은 이렇다.

 

첫째. 자신이 말 했을 때 친구가 한번이라도 말 실수를 하면 끝까지 말한다.

 

둘째. 태양이한테 일단 이라는 것의 의미는 오늘 네 집 놀러가서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자 다. 그러니, 일단 이라는 단어가 태양이 입에서 나온 한, 절대 방심하면 안된다.

 

그런데, 내 앞에서 바로 그 말이 나왔다. 그 뜻은 오늘 하교 후 만나서 더 자세히 캐묻겠다는 뜻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절망에 빠졌다. 1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큰 절망과 혼란은 처음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외였다.

 

3시 40분. 태양이가 일단 이라고 했을 때 만나는 시간이였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나는 태양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현관에 앉아서 문이 열리는 거에 집중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태양이는 오지 않았다.

 

나는 엄마한테 선의의 거짓말을 섞어가며 말했다.

엄마, 오늘 태양이랑 놀기로 했는데, 왜 태양이가 안 오지?

 

그러자 엄마는 늘 그랬듯이 이렇게 말했다.

좀 늦는 거지 뭐. 좀만 기다려. 곧 올 테니.

 

그러나, 30분이 지나도 태양이는 오지 않았다.

속으로 아, 왜 이렇게 안 와. 라고 생각할 때,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가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걸렸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까지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하지만 걸렸다니? 라는 말 까지 듣고 무슨 소린지 대충 알 것 같았다.

 

4달 전, 중국에서 시작된 코나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가 있다.

치사율은 0.0001%도 안되어 죽은 사람이 없지만, 걸리면 일상생활도 안 될 정도의 심한 복통이 적어도 1주일간은 지속된다.

 

노인이 대부분 걸린다 하는데, 예외로 아이들도 가끔 걸린다 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퍼져 확진자는 5천만명이 넘었지만, 내 주변에

아이 확진자는 없었다.

 

그런데, 아마도 그 예외가 태양이였나 보다.

물론, 나는 태양이가 죽을까봐 걱정되지는 않는다.

그 고통이 얼마인지 상상도 안 되는데, 직접 체험하고 있는 태양이의 몸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말 안 해도 안다.

 

그렇게 아, 안됐네. 라는 생각을 하고 컴퓨터를 하러 방으로 들어가려 할 때였다.

 

마음 깊은, 아주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갇혀있었던 감정이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 감정은 바로 슬픔 이였다.

 

하마터면 엄마 얼굴 앞에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생각만 해도 창피하다.

 

태양이 관련해서 슬픔 따위는 느끼지 않았는데, 갑자기 튀어나왔다.

 

왜 그런 걸까?

이게 발자국과 관련이 있을까?

대체 그 발자국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만가지 질문이 내 머릿속에 마구 돌아다녔다. 일반적인 다른 생각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질문들이였다.

 

제일 큰 사건은, 오늘 밤에 터졌다.

 

여느때처럼 잠이 잘 안 왔다.

그래서 그냥 아, 또 그러는구나. 생각했는데, 갑자기 발 부분에서 푸른 형상이 나오는 걸 느꼈다.

 

그 형상은 처음에는 공의 형체를 띄고 있다가, 점점 모양이 변하더니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다.

 

나는 공포의 질린 얼굴로 말했다.

 

넌 대체 누구 누구야!

입이 떨려서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귀신을 바로 앞에서 보다니, 인생에서 제일 무서운 순간이였다.

 

그 귀신 같은 형체가 천천히 입을 열고 말했다.

 

나?

 

그래 너!

 

그게 궁금해?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였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귀신 목소리는 아니였다. 그냥 좀 주파수가 높은 여자 목소리 정도였는데, 묘하게 그것과는 달랐다.

 

나는 여전히 겁에 질려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어 말했다.

 

…”

 

그러자, 그 형체는 간단하게 한 글자를 내뱉었다.

 

너.

 

귀신은 자신을 나라고 소개했다. 지금은 귀신이 내 앞에 있다는 것 보다, 내 일부라고 소개하는게 더 끔찍했다. 감정수술에 효과가 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그 형체는 마지막 말을 하고 내 몸 속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이건 대체 뭘까? 진짜 이게 내 일부일까?

일부라면 어떤 부분일까?

 

깊이 잠겨있었던 감정들이 다 풀어지는 것 같았다.

슬픔과 공포, 분노와 절망이 마구 뒤섞여 나를 마구 때리는 느낌이였다.

 

그렇게, 유난히 더 어두운 것 같은 밤을 뜬 눈으로 보냈다.

 

아침이였다.

피곤한 몸과 마음으로 아침을 먹다,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있잖아…”

또 그 실수를 반복했다. 마음으로는 아니에요. 무시해주세요. 라고 말 하려 했지만, 마치 몸 안에 있는 검사소에서 탈락한 것 같이 할 말은 혀 끝까지 왔는데, 말은 나오지 않았다.

엄마는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았다.

바로 다음 말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왜? 무슨 문제 있으면 바로 말해.

 

그제서야, 그 말이 나왔다.

 

아니에요. 무시해주세요.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에 제일 큰 고비를 넘어간 것 같은 느낌이였다.

 

그리고, 한쪽으로는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말할까봐 걱정된다.

반에 모든 문자는 태양이에게로 통한다 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친구들은 소식만 들으면 마치 꼭 해야 하는 일 처럼 태양이한테 그 소식을 전달했다.

 

아무리 격리중인 태양이어도, 그 소식은 받고 보고 기억해서, 학교에 다시 와서 똑같은 대화를 하고 날 만나러 갈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또 그 형체가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밖으로 나와 친구들이 보는 것이다.

 

그런 상황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악몽이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처음부터 그 형체는 나에게 있었던 걸까.

나만 그렇게 헛것이 보이는 건가.

 

인생 최초로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학교도, 학원도, 집도 지루해졌다.

 

그 일이 일어난지는 벌써 17일이 지났다.

 

그 형체를 본 지 17일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걸 생각하고 있다.

 

그게 다시 나타나면 어쩌지?

혹시 오늘 밤에도 나타날까?

 

그런 생각 중 마지막 생각은 정말 신의 한 수라 생각되었다.

예상이랑 현실이랑 빗나가지 않고 딱 맞으면 좋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였다.

 

예상은 맞았다.

안 좋은 예상은 맞았다.

 

예상만으로도 무서운데 실제로 일어나다니, 엎친 데 덮친 격이였다.

 

예상 속 악몽은, 바로 오늘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현실이 되었다.

 

불안해하며 밤을 새고 있었다.

그리고, 11시 52분쯤, 발바닥에서 다시 빛이 쏟아졌다.

마음으로는 아, 또 그러는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몸으로는 제발 환각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뇌에 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현실인 법.

그 형체가 또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형체가 더욱 더 선명해지더니, 마침내 나와 똑 같은 아이에 모습으로 변했다.

하지만, 여전히 푸른 빛이 가득했다.

희망보다 슬픔을 품은 빛이라는게 마음으로 느껴졌다.

내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그 아이가 말했다.

 

난 너야.

전에 했던 말이였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다.

 

들어볼래? 내 이야기.

공포 소설에나 나올 법 한 대사였지만, 무섭지 않았다.

무서웠던 마음도 사라졌다.

왠지 슬픈 느낌에 말이였다.

 

나는 마음 어디선가 나오는 말을 했다.

들려줘.

그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아이에 말이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에 움직임에 집중했다.

그리고, 잊혀진 마음에 조각들을 찾아 나섰다.

 

마음에 조작을 찾았다.

그리고, 그 조각 속에 있던 잊혀진 기억들이 빠져나왔다.

기억은 다양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있어야 할 감정이 사라진 순간이였다.

 

 

 

4학년 1학기 때였다. 조심성이 없기로 소문난 민지가 내 짝으로 배정되었다. 나는 속으로 아, 재수없게 왜 쟤야! 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 말은 나오지 않았다. 마음속에 있었던 말도 사라지고, 화났다는 감정도 사라졌다. 하지만 기쁘지는 않았다. 사라짐과 동시에 마음 어딘가가 텅 비게 된 느낌이였다.

 

4학년 2학기 때였다. 내가 그린 수채화 그림을 거의 완성해가는데, 실수로 물통을 엎질러 그림이 완전 사라지고 말았다. 시간은 10분밖에 안 남았는데, 그 안에 완성하긴 역부족이였다. 내 마음속에서 슬픔이 밀려들러왔지만, 목 까지도 가지 못하고 사라져버렸다. 슬프진 않았지만, 기쁘지도 않았다. 그저 공허했다.

 

 

그리고 . . .

 

발자국을 봤을 때였다. 신기하였다. 하지만, 신기하다는 말이 안 어울릴 정도로 더 큰 공포감이 들었다. 평소같았으면 더 쓸쓸하고 공허한 느낌은 들겠지만 공포가 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틀렸다. 그 이유는 바로, 그 발자국에 주인 때문이였다.

 

기억 속에서 돌아왔다. 내가 잊어버린 감정과 내게 사라진 말과 마음들이, 나한테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나는 너에 일부야. 하지만, 내가 널 빠져나와 나타난 것은 이유가 있어서야. 뭔지 알겠니?

 

평소같았으면 모른다고 할 나였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답을 안다.

1년 전, 그 일이다.

감정 수술.

 

그로 인해 사라진 감정들이 마음 깊은 곳에 남아있다가 풀려난 것이다.

 

사람은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어야 해. 처음부터 그런 감정을 가졌다면 감정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그래야 하지. 하지만, 너는 아니야. 감정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게 사라졌지. 그것도 인공적으로 말이야. 하지만, 자연이 아닌 것은 감정을 영원히 소멸시킬 수 없어. 이렇게,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거야.

 

그 아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나는 잊혀진 감정이 합쳐진 존재야. 슬픔, 분노 뿐만 아니라 공포, 우울, 절망까지.

 

원래는 너에 마음에 남아있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너는 모르는 불이익과 제한을, 너는 끊임없이 당하고 있어.

 

한 번도 내가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충분히 인정되었다.

 

그래서, 나는 슬펐어.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데, 표현을 못 하고, 아예 막혀버린 게.

 

또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너는 오히려 이게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그게 아니야.

 

그리고, 내가 하라고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먼저, 이렇게 나타나 놀래킨 건 미안해.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어.

다른 친구들, 특히 태양이에게 이 모습을 들키고 싶지는 않지? 그럴거야. 그래서 그걸 다 고려해 내가 떠올린 건 이게 최선이였어.

 

만일 다른 감정이 뭉쳐져 있다면 더 좋은 방법을 생각했을 텐데, 내가 나여서 미안해.

 

나는 급히 말했다.

 

아니야! 오히려 좋아.

 

뭐가 좋아? 딱 봐도 무섭고 싫은 것 같은데.

그 아이가 무섭게 맞받아쳤다. 내 마음 속에 있었다 나와서,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 같았다.

 

마침내, 나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말했다.

 

그래 사실 난 너무 힘들어…”

 

눈물 때문에 말이 잘 안 나올 정도였지만, 계속 말했다.

 

처음에는 이게 좋은 건 줄 알았지만, 생활하면서 느꼈어. 좋은 건 아니구나 그런데, 그것조차 마음속에서 이미 막혀서 말 할 수 없었어.

그렇게 생각하며 느껴지지 않는 슬픔으로 하루를 보냈는데, 너가 와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었어. 무서웠지만, 슬픔이 더해.

 

그 아이는 그제야 마음이 풀린 것 같았다.

 

그래…”

 

나는 울먹이며 온 힘을 다해 마지막 한 마디를 했다.

 

날 도와줄 수 있니?

 

그 말과 함께, 잃어버린 감정이 풀려나고 있는 것 같았다. 공포, 우울함, 포기, 절망, 그리고 슬픔.

 

쓸모없고 사회 생활에 지장만 주는 감정인 것 같았는데, 지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감정에게 마음에 사과를 했다. 미안하다고, 그땐 몰랐다고.

 

혹시 알고 있니?

 

그 아이는 내 질문을 무시한 듯, 말했지만 화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슬퍼졌다.

 

모든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만 생기는 일.

 

그리고, 내가 모른다고 한 것 처럼 말을 이었다.

 

지금 알려줄게.

순간 모든 것이 새하얘졌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어딘가로 이동했다.

딱 봐도 미래였다.

 

고층 빌딩이 하늘을 뚫을 것 처럼 높이 솟아 있었고, 아파트는 보이지 않았고 공중에 떠 다니는 집이 아파트를 대신했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즐거우면서도 어딘가가 빠진, 우울한 모습이였다.

 

내가 깊은 생각에 빠져있을 때,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그 아이가 바로 말했다.

 

알겠니?

 

응.

 

나는 말했다. 그것은 슬픔을 드러내지 않게 하기 위한 거짓말이 아니였다. 진실이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 한번 더 말했다.

 

  •  
    PF_ Lv.8 2022.06.26 05:34

    너무 길어서 짤려서 계속 씁니다!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 한번 더 말했다.)

     

    도와줄 수 있니?

     

    그러자, 그 아이가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모르겠어, 원래 같았으면 가능할텐데, 너무나도 발전한 기술이 자연에 법칙을 망가뜨렸어. 고로, 자연이 만들어낸 비극보다 더 큰 영향이 우리한테 다가오고 있어.

    그리고, 결론이라는 듯 말했다.

     

    어려울 것 같아.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말했다.

     

    아니야. 할 수 있어. 나는 지금까지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이젠 아니야. 그것도 쓸모가 있고, 각각의 장점이 있어. 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지금 이 상태는 내가 원하지 않아. 네가 강조했던 거잖아! 안 그래?

     

    그렇게 말하는 순간, 입에서 잊혀진 모든 감정이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무지개를 만들었다. 어딘가 빠진 듯 했지만, 기쁨에 무지개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았다. 곧이어, 거기서부터 센 바람이 휘날렸다. 다행히 문은 닫혀 있어서 엄마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아이가 말했다.

     

    고마워, 나도 포기하려 했는데, 네가 나의 꿈을 이뤄 주었어!

    그리고, 바람에 이어 빛이 났다. 아주 밝은 푸른 빛이였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말했다.

     

    고마워!

     

    마침내, 초신성이 폭발한 것 것 처럼 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그 아이가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그 아이가 사라진 게 아니라는걸 안다.

    그 아이는 사라진 게 아니라, 내 마음속에 머물고 있다.

     

    더 이상 갇혀있지 않는 자유의 몸으로.

     

    다음 날 아침, 나는 학교로 향했다. 평소보다 빠른 발걸음이였다.

    발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자신이 지낼 곳을 찾은 모양이였다.

     

    그때에 대화대로, 부정적 감정은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괜찮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알았으니까.

     

    학교로 가서, 태양이를 만나 이야기를 했다.

     

    사실, 그거 한정판 신발이 있었는데, 너 빌려주려는 거였어. 근데 어쩌나~ 너 기다리는데 신발이 쓰레기통으로 도망갔네~

     

    야! 그건 아니지! 하하하.

     

    진짜로 행복한 웃음이 하늘로 멀리 퍼져나갔다.

    선의의 거짓말을 태양이가 받아주다니, 예외였다.

    또 무슨 속셈이 있는건지 궁금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내가 원하는 흐름으로 우리에 이야기는 끝났으니까.

    .

    .

    .

    .

    뭐, 또 크게 달라진 게 있었다.

    감정 수술에 대한 평이 크게 달라졌다.

    2개월정도가 지난 지금도, 감성수술센터 앞에는 당장 끝내라는 말을 하고 있는 시위로 가득했다.

    뭐, 그럴 만 했다.

    부작용도 잘 모르고 그런 일을 했으니까.

     

    나도 그 사람들을 말리지 않고 가만히 있기로 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달은 지식적인 부작용이였다.

     

    긍정만 있으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부정이 있어야 긍정이 온다는 것.

     

    오늘도 나는 힘차게 학교로 향했다.

     

    인생이 재미있을 지 재미없을 지,

    삶이 쉬울 지 어려울 지,

    일 초 뒤에 미래도 모르지만 나는 그 미래가 행복할 거라는 것을 믿으며, 내 앞길이 어떻든 희망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나의 발자국과 감정의 발자국이 내 앞에 웃음짓는다.

     

    인생을 살다보면 어떤 고난이 찾아올 수 있고,

    예상치 못한 행운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인생이 힘들든, 피곤하든, 즐겁든, 쉽든, 어렵든

    내가 원하는 걸 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생각하며

     

    내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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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F_ Lv.8 2022.06.26 22:39

      +오타수정

       

      마음에 조작을 찾았다 -> 마음에 조각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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