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매스

어느 10월 19일 금요일, 페루마는 학원에서 논리학 수업을 듣고 있었다. 물론 페루마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지만, 선생님의 이 한마디에 눈이 번쩍 뜨였다.

선생님: 다음주 22일 월요일부터 26일 금요일까지 5일 중 하루에 갑작스럽게 시험을 보게 됐습니다. 날짜는 여러분들이 알 수 없습니다.

그러고 수업이 끝나자, 페루마는 가장 친한 친구, 파스탈에게 어떻게 좀 해 보라고 졸랐다.

페루마: 야, 나 이번 주 내내 졸아서 벼락치기해야 하는데, 엄마가 다음에 90점 못 넘기면 게임기 압수한대. 어떻하냐?

파스탈: 근데 어떻게 아무리 못 봐도 5점 맞냐?

페루마: 아니, 진짜. 암튼 방법 좀 없냐?

파스탈: 걱정 붙들어 매셈. 어차피 다음 주에 시험 못 볼 테니까.

페루마: 음??? 왜?

파스탈: 쌤께서 분명히 '여러분들이 알 수 없습니다'라고 했지?

페루마: 그치.

파스탈: 그 말은 우리가 언제 시험 보는지 알면 안 된다는 거지. 근데 봐봐.

만약 목욜까지 시험이 없다고 치자. 그럼 우리가 금욜에 시험이 있단 걸 알게 되잖아. 그 말인즉슨, 금욜엔 시험을 볼 수 없다는 예기지. 여기까진 알아듣겠어?

페루마: 응.

파스탈: 근데 그럼 금욜은 자동으로 제외되니까 수욜까지 시험이 없으면 금욜에 없으니 목욜에 있다고 알 수 있겠지.

페루마: 아, 그렇네.

파스탈: 그런 식으로 월욜까지 없으면? 화욜에 있다고 알게 되겠지. 그럼 화욜도 볼 수 없으니 화욜부터 금욜까지 싹~ 볼 수 없단 소리!

페루마: 그럼 월욜에 보겠네. 근데 그럼 사전에 알려지잖아?

파스탈: 그 뜻이 뭔지 알아?

페루마: 설마...?

파스탈: 그치. 바로 시험을 못 본다는 뜻이지!!!

페루마: 오올~ 그럼 게임기 압수 안 당하고?

파스탈: 응.

두 아이들은 시험을 못 본다며, 계속 놀고 있었다. 그런데, 24일 수요일.

선생님: 자,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페루마&파스탈: 예???

며칠 뒤...

페루마 엄마: 와, 얘가... 100점 만점에 5점은커녕 1점도 못받아??? 게임기는 물론이고, 만화책까지 압수다!!! 넌 네 방에서 공부하고 반성문 쓰고 있어!

페루마: 안 돼!!!

어떻게 시험을 볼 수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