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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폴리매스소설] 꿈의 세계는 없다 16화
△π 2020.05.17 16:42 조회 604

16화<최택헌 이야기>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혼란스러웠다. 내 눈에 비친 국민들은, 처음에 반대가 심했어도, 결국 내 편을 들어주기 마련이었는데... 불안감이 나를 옥죄어 왔다. 결국 이 곳에서도, 나는 필요 없는 존재인 건가? 왜 나는 왕이 될 수 없는 거지? 왜 나는 쓸모 있을 수 없는 거지? 왜... 나는 사랑 받을 수 없는 거지?

 

 내 이름은 최택헌. 올해 17살이다. 어릴 때, 나는 내가 정말 특별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나는 평범한 아이었고, 그저 소심하고, 내가 하는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다. 나는 보통 아이들 모두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어쨌든 나는 꽤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보통 악인들처럼 부모님께서 못해주신 것도 아니다. 부모님은 내게 잘 해주셨다. 한 번 내가 부모님께 대든 적이 있었다. 그 때, 부모님은 나를 붙잡고 펑펑 우셨다. 나는 그 날 이후로, 더 이상 부모님을 슬프게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학년 때, 나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왔다. 내가 왜 그 타이밍에 전학을 왔을까 지금 아직도 후회된다. 

 

 "자, 기쁜 소식! 우리 학교에 전학생이 왔어요! 이름은 최택헌이에요! 자, 택헌아, 인사하자!"

 

 "얘들아... 안녕? 나는 최택헌이라고 해... 즐겁게 지내자!"

 

 아이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누구도 나와 동조하고 싶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안녕? ㅎㅎ 만나서 반가워! 잘 지내 보자!"

 

 박민후였다. 나는 그가 이렇게 동조해 준 것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마침 그의 옆자리가 비어있어서 나는 너무 기쁜 마음으로 그의 옆에 앉았다. 왜 그의 옆자리가 비어있는 지를 생각 해봤어야 하는 건데...

 

 "자,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우리 학교가 폭력 없는 중학교로 상을 받았어요! 우리 모두 박수!"

 

 "와! 짝짝짝"

 

 나는 이 때 까지만 해도, 우리 학교가 참 좋은 학교라고 생각했다.

 

 "그럼 선생님은 1교시 시작 전 까지 나가있을게요!"

 

 "안녕 전학생? 반가워 난 박민후라고 해."

 

 "안녕...? 나는 최택헌이라고..."

 

 "인사는 아까 했잖아^^"

 

 "아, 그래 미안..."

 

 "어 택헌아 근데..."

 

 "?"

 

 "왜 날 똑바로 쳐다보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

 

 "눈을 좀... 깔아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상황 파악이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눈을 깔라니? 눈을 깔다는 말이 무슨 말이지? 나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한 채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야, 너 지금 나한테 반항하냐? 눈 깔라고!"

 

 이 때, 수업이 시작되었고, 나는 꾸역꾸역 5교시까지 마친 후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온 후 컴퓨터로 지식인에 질문을 올렸다.

 

 'Q. 눈을 깔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요? 제 친구가 계속 저한테 눈을 깔라고 하던데...'

 

 'A. 지금 당장 그 친구 선생님께 말씀 드리세요. 더 진행되면 질문자님만 다치고 힘들 겁니다. 눈을 깔라는 말은 밑을 보라는 말이에요'

 

 나는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상식적인 생각이 아니었다.

 

 '눈을 깔라는 말이 밑으로 보라는 말이었는데 나는 계속 민후를 쳐다보았으니... 민후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다음 날, 나는 민후에게 사과를 했다. 눈을 깔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그래? 미안하구나... 미안하면 나 빵 하나만 사와봐."

 

 이 말이 도화선이 되었다.

 

 나는 심부름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그들 무리가 자꾸 날 툭툭 치는 것을 감당해야 했다. 어린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고, 나는 민후에게 미안했으니까. 내가 싫다고 하면

 

 "왜? 너 미안하잖아! 미안하면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물론 그 때 나에게도 상식은 있었다. 이 상황이 계속되자 나는 상담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했다. 아무에도 알지 않기를 원했기에 비밀 상담으로 진행했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 많이 힘들었겠구나..."

 

 나는 이 때 공감을 받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말이 선생님 입에서 나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혹시 너도 잘못한 게 있는거 아니야? 아니... 민후같이 착하고 바른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그리고  애들 장난인데, 너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야?"

 

 나는 이 때 정말 충격받았다. 원래 상담이란 이런 건가? 이렇게 철저하게 남의 편을 들어주는 것. 모두 내 탓으로 돌리는 것. 이게 상담인가? 하지만 더 가관인 건 다음 날에 있었다.

 

 "민후하고 택헌이! 이제 더 이상 싸우지 않을 거지? 약속 하는 거다!"

 

 "네 선생님!"

 

 "..."

 

 "그러면 서로 화해의 악수 하고, 이제 다시 이 일은 말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거야!"

 

 이런 거였구나... 내가 피해를 입으면, 비밀 상담은 나의 잘못도 있다고 말하고, 심지어 그 비밀 상담도 비밀을 지키지 않는구나... 내가 분명히 민후가 알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을텐데... 이딴 악수 따위로 내 상처는 용서되고 용인되는구나. 말 같지도 않은 대면이 끝나고, 나는 민후를 슬쩍 보았다. 민후는 얼음장같은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다 이내 웃었다. 그러고는 늘 타고 다니던 외제차에 몸을 싣고 떠났다. 나는 정말 허망했다. 내가 이런 아이를 친구로 두었구나. 내가 이런 선생님을 지금까지 믿고 따랐구나. 학교 정문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문 옆의 상 수납장에서 이런 상이 눈에 띄었다.

 

 '폭력 없는 학교상'

 

 나는 너무나도 서러워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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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이 이야기는 모든 선생님을 비하할 목적이 없음을 밝힙니다.

또한, 이 이야기는 모든 학교를 비하할 목적이 없음을 밝힙니다.

이는 최택헌의 불우한 어린시절을 표현하기 위한 극적 상황이며,

실제 내용과는 관계 없는 픽션임을 밝힙니다.

오늘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 없으셨다고요? 그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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