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리 딜레마를 아시나요? 트롤리 딜레마란 필리파 풋이 제시한 윤리학 사고 실험 중 하나 입니다. 트롤리(열차)가 선로를 따라 달려오고 있고, 선로에는 다섯 사람이 묶여 있습니다. 당신은 선로 밖에 서 있고 다섯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선로 전환기를 당기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선로에 묶여있는 다른 한 사람이 죽게 됩니다. 트롤리 딜레마는 이 상황에서 전환기를 당기는 일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실험입니다.

 하지만 이 트롤리 딜레마는 누군가가 그린 한 그림으로 인해 밈(meme)이 되어버립니다.

이 그림이 수많은 패러디들을 낳을 줄은 그린 당사자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패러디물 중 하나가 오늘의 주제입니다!

 열차를 아랫길로 보내면 해석적 연속하게 1/12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이 말은 라마누잔합에 따른 수학적으로 근거있는 말입니다.

 라마누잔합이란 인도의 수학자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이 고안한 수식입니다. 사실 1+2+3+4+... 는 무한대로 발산하니 수가 아니지만 라마누잔은 이걸 하나의 수로 가정하고 식을 전개한 뒤 1+2+3+4+... = -1/12 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지금부터 라마누잔합이 어떻게 계산된 건지 살짝 맛보기만 해 보겠습니다. 라마누잔합을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복소해석학을 배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우선 1-2+3-4+... 가 얼마인지부터 계산해봅시다.

| x | < 1 에 대해서 무한등비급수이면

1+x+x²+x³+x⁴+...=1/(1-x)

이 성립합니다. 이 식에서 x를 -x로 바꾸면

1-x+x²-x³+x⁴-...=1/(1+x)

이 됩니다. 이 식을 미분하면

-1+2x-3x²+4x³-...=-1/(1+x)²

이 되고, 이 식의 양변에 -1을 곱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1-2x+3x²-4x³-...=1/(1+x)²

우리가 맨 처음에 정했던 대로라면 이 식은 | x | < 1 에서만 성립합니다. 하지만 x → 1^- 의 극한(0.9999... 같은 숫자)을 생각해보면 아래의 식이 나옵니다.

그래도 이 식은 | x | < 1 에서 정의된 것이니 사실 x = 1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냥 정의된다고 생각을 해보면 답은 1/4입니다.

∴1−2+3−4+⋯​=1/4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c = 1+2+3+4+... 로 두고 양변에 4를 곱한 뒤 한 칸씩 엇갈려서 두 식을 빼면

이므로 -3c = 1-2+3-4... = 1/4이고, 따라서 c=-1/12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가요? 1/12명의 생명을 구한다는게 수학적으로 맞는 말인 것 같지 않나요? 하지만 제 생각엔 트롤리 딜레마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딜레마를 이야기하려는 사람을 찾아가서...

수학동아를 건네주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화제를 수학동아로 돌릴테고 우리는 트롤리 딜레마를 듣지 못했으니 해결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그러니 모두 수학동아 한 두 권 씩은 가슴에 품고 다니자구요. 게다가 이제 라마누잔합까지 알게 됐으니 동생의 '이 세상에 있는 숫자(자연수)를 모두 더하면 얼마야?' 라는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해줄 수 있겠습니다!

이상 룬위스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D